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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은 세계 최대의 수출입 국가 중 하나지만, 자국 해운업의 존재감은 매우 미약하다. 대부분의 화물은 외국 선박에 의해 운송되며, 자국 선박 비중은 2% 수준에 불과하다. 동시에 미국 조선업도 쇠퇴하여, 상업용 선박 대부분이 해외에서 건조되고 있다. 하지만 조선업과 해운업은 독립적인 산업이 아니다. 두 산업은 서로를 기반으로 성장하는 구조이며, 하나만 키워서는 근본적인 경제적 효과를 얻을 수 없다. 이 글에서는 왜 미국 해운업이 조선업과 함께 동시에 성장해야 하는지, 그 경제적, 전략적 이유를 구체적으로 설명한다. **MASGA(Make America Shipbuilding Great Again)**가 성공하기 위해서는 **MAHA(Make American Shipping Active)**도 함께 실현되어야 한다.
1. 해운업은 조선업 수요를 만드는 '엔진'이다
조선업은 기본적으로 수주 산업이다. 즉, 누군가 선박을 발주해야만 조선소가 가동된다. 이 때 가장 안정적인 수요처는 바로 자국 해운업이다. 만약 미국 해운사가 자체적으로 선박을 발주하고 운용한다면, 미국 조선소는 꾸준한 내수 수요를 확보할 수 있게 된다.
현재 미국 해운사는 대부분 중고 선박을 해외에서 구매하거나, 신조선을 중국·한국·일본에서 수입한다. 그 결과 미국 조선소는 상업용 선박 수주가 거의 없고, 해군용 군함에만 의존하고 있다. 조선업이 지속 가능하려면, 해운업이 먼저 살아나야 한다.
2. 해운업 활성화는 물류 자립과 국가 안보에 직결된다
미국은 전 세계에 가장 많은 화물을 수출하고, 동시에 수입도 하는 나라다. 그러나 그 대부분을 외국 선박이 운송하고 있다. 이 구조는 공급망 불안정의 근본 원인이 된다.
예를 들어, 팬데믹 기간 동안 해상 운임이 폭등했을 때, 미국은 자국 해운선이 없어서 가격 통제나 물류 대응을 할 수 없었다. 만약 미국이 자국 선박, 자국 선원, 자국 운송망을 확보하고 있었다면, 훨씬 안정적인 경제 구조를 유지할 수 있었을 것이다.
조선업은 선박을 만들고, 해운업은 그 선박을 움직이는 역할을 한다. 이 두 산업이 동시에 작동할 때, 물류 주권과 안보는 비로소 확보된다.
3. 미국은 해운업 육성으로 수천억 달러의 수출입 비용을 줄일 수 있다
미국은 매년 수천억 달러 규모의 수출입을 하고 있지만, 그 운송 수익은 대부분 외국 해운사로 빠져나간다. 자국 선박이 많지 않기 때문에 미국 기업이 낸 해상 운임은 외국 선사들의 수익이 된다.
만약 미국 해운업이 자국 선박으로 수출입을 처리할 수 있다면, 그 운임 수익은 미국 내부로 환류된다. 동시에 자국 선박 수요가 늘어 조선업도 활력을 얻게 된다. 해운과 조선의 동반 성장은 곧 자금의 국외 유출을 막고, 경제의 내수 순환 구조를 형성하는 데 기여한다.
4. 미국 선원과 해양 인력 시장을 복원할 수 있다
현재 미국에는 선원 자격을 가진 인력이 매우 부족하다. 젊은 세대는 해양 산업을 기피하고 있으며, 관련 교육기관도 줄어들고 있다. 이는 해운업과 조선업이 동시에 침체된 결과이다.
만약 자국 해운업이 활성화된다면, 선원 수요가 늘고, 이에 따라 해양 전문 인력, 엔지니어, 항해사, 항만 운영 인력 등 다양한 직업군이 회복된다. 조선업은 그 기반에서 선박을 공급하고, 해운업은 그 선박을 운영하면서 산업 고용 생태계 전체가 복원된다.
5. 환경 규제를 대응하기 위해선 자국 해운 정책이 필수다
IMO(국제해사기구)의 환경 규제가 강화되면서, 친환경 선박의 중요성이 날로 커지고 있다. 미국이 조선업을 통해 친환경 선박을 개발하더라도, 자국 해운업이 이를 운용하지 못하면 기술 상용화는 제한될 수밖에 없다.
한국, 일본, 유럽은 해운업이 친환경 선박 기술을 빠르게 흡수하고 시험 운영하면서 조선 기술과 해운 전략을 동시에 진화시키고 있다. 미국도 친환경 선박 기술의 실험장이 되기 위해선, 운영 주체로서의 해운사 육성이 필수적이다.
6. 조선-해운 동반 성장은 글로벌 경쟁력 확보의 핵심
세계 조선 1위 국가인 한국은 현대글로비스, SM상선 같은 해운사를 통해 조선소 수요를 안정화하고 있다. 일본 역시 NYK, MOL 같은 세계 해운사가 자국 선박을 발주하여 조선소를 유지한다.
미국이 MASGA를 통해 조선소를 다시 세운다 해도, 안정적인 수요처인 해운사가 없다면 다시 무너질 수밖에 없다. 해운사가 성장하면 자국 조선소를 이용하고, 조선소는 이를 기반으로 해외 수주 경쟁력도 높일 수 있다.
이처럼 조선업과 해운업은 전략적으로 연결된 산업이며, 미국이 글로벌 해양강국으로 돌아가기 위해서는 양쪽을 동시에 키우는 복합 전략이 필요하다.
조선업과 해운업은 동전의 양면과 같다. 선박이 없으면 해운업이 불가능하고, 해운 수요가 없으면 조선업은 지속되지 못한다. 미국이 MASGA를 외치며 조선산업 부활을 꿈꾼다면, 반드시 미국 해운업의 성장 전략도 함께 설계해야 한다.
단기적으로는 자국 화물의 자국 선박 운송 확대 정책이 필요하고, 장기적으로는 해운+조선 연계 산업 클러스터를 조성해야 한다. 조선업은 배를 만들고, 해운업은 그 배로 미국의 경제를 움직인다. 이 두 산업이 함께 성장할 때, 미국은 다시 글로벌 해양강국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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